칼럼[조선일보] [박성민의 정치 포커스] 민주당 집어삼키는 세 가지 ‘강박의 늪’ I 2026년 8월 7일

관리자
2026-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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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때마다 되풀이한 공식 또 등장해

검찰 개혁에 집착하고 부동산 폭등하며

강성 당원에 휘둘려… 이번에도 과잉처방


속도전 벌이다 절차와 예측 가능성 상실

수사권 개편·부동산 세금, 날림에 누더기

李 대통령, 지지층에 맞설 용기 부족해



작년 10월 ‘“이번엔 다르다”는 늪에 빠진 민주당’ 칼럼에서 이렇게 썼다. “2004년 탄핵 역풍으로 국회 과반을 얻어 행정부·입법부를 동시 장악했을 때,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집권한 문재인 정부가 2020년 총선 압승으로 행정부·입법부를 동시 장악했을 때, 윤석열 대통령 탄핵으로 행정부·입법부를 동시 장악한 지금 모두 민주당 인식 흐름에 ‘이번엔 다르다’며 반복하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 ①부동산 폭등 트라우마 ②검찰 개혁·사법 개혁에 대한 과도한 집착 ③강성 지지층 추수주의가 민주당 인식을 지배한다.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은 또다시 세 가지 늪에 빠져드는 중이다.”



일러스트=이철원


일러스트=이철원



민주당 3대 강박은 중증이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금 민주당은 ‘수사·기소 분리’라는 주술에 걸려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올가을 이후 민주당은 검찰 개혁 하나로 엄청난 시련을 겪게 될지도 모른다. 심하면 이것 하나가 정권의 운명까지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수십 개의 조문을 하루 이틀 만에 손보고 있다. 작은 방에 몇 명의 국회의원들이 둘러앉아 서류를 넘기고, 말 몇 마디에 80년 가까이 이어져 온 나라의 법 질서가 바뀐다. 솔직히 묻고 싶다. 이거 겁도 안 납니까”라고 분노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형사소송법을 빛의 속도로 개정했다. 앞으로가 문제다. 절차적 정당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엄밀히 해야 하는데 이렇게 바꾸는데 소위(원회) 몇 번 하고 바꿨다. 뒷감당은 어떻게 하려고”라며 우려했다.


형사소송법 개정을 주도한 김용민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영정에 올린 후 “노 전 대통령님, ‘기분 좋다’라고 하고 계시죠”라는 글을 올리자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가 “지옥에나 가세요”라는 댓글로 분노를 드러냈다. 노무현은 검찰을 불신하고 비판했지만 시스템을 부수지는 않았다.


민주당이 ‘빼앗은’ 검찰 수사권은 검사의 권한과 권리인 듯 보이지만 사실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책임과 의무다. 민주당은 국익과 공익보다 당익이 먼저다. 남용과 오용, 무능과 무책임으로 권한을 뺏자고 하면 검사보다 국회의원이 앞줄이다. 이제 ‘범죄 천국·수사 지옥’은 전적으로 민주당 책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이 법안이 위헌·집행 불능·국익 위배·행정부 고유 권한 침해 등 국회 입법권을 부정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겉으로는 “사필귀정의 필연적 조치”라고 말했지만 속으로는 네 가지 모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읽어보지 않았다”면서 “검사의 수사권이 없어지면 합동수사본부의 검사도 수사를 할 수 없느냐”는 질문할 때와 “검찰이 보완 수사를 한다고 100%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겠으나 그나마 그게(보완 수사권) 사라지니 걱정이 커지는 것”이라고 할 때 ‘심리적 불안’이 살짝 드러났다.


민주당은 헌법 소원·법왜곡죄·검찰청 해체·검사 수사권 박탈을 밀어붙였다. 사법부와 검찰은 ‘벌’을 받고 있는 중이다. 추궁당할 잘못을 했다면 얼마든지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다만 ‘적절한 대응’인지 ‘과잉 대응’인지에 대한 책임 추궁은 각오해야 한다.


부동산 정책도 길을 잃었다. “세금으로 집값 잡지 않겠다”는 이재명 대통령 말은 거짓말이 됐다. 민주당 정부 부동산 세금은 ‘벌금’이란 세간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은 부동산 정책을 경제 정책인 동시에 경제 정의 관점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민주당은 ‘도덕적 이슈(스타벅스)’는 ‘비도덕적 방식(수사)’으로 해결하려고 하고, ‘비도덕적 이슈(부동산)’는 ‘도덕적 방식(정의)’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도덕적 이슈는 논쟁 같은 도덕적 방식으로 해결하고, 비도덕적 이슈는 시장 원리 같은 비도덕적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이 옳다.


문제는 검사 수사권 박탈이나 부동산 세금 정책이 너무 복잡하고 부실해서 만든 사람조차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것이다. 제도 개혁 핵심은 ‘공정성’과 ‘예측 가능성’이다. ‘대기번호표’가 그런 직관적 시스템이다. 형사소송법 개정과 부동산 세제는 날림에 누더기다. 변호사와 세무사 도움 없이는 누구도 알 수 없다. 사회적 이슈가 인문적 논쟁이 아니라 수학을 동원해야 하는 후진 나라가 됐다.


심각한 건 ‘보완 수사권 완전 폐지’가 대통령이 강성 당원에 끌려간 결과라는 것이다. 정치적 반대자와 싸우는 건 작은 용기만 있어도 되지만 지지자에 맞서는 건 큰 용기가 필요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그런 용기가 없다.


강경파가 한쪽 방향으로 끌고 가는 민주당과 이런 일방통행을 바로잡는 데 주저하는 이 대통령을 보면 지금 여권이 지난 정부 시절 윤석열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닮아간다는 인상을 받는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같은 논란의 정책을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이던 모습을 연상시킨다는 얘기다.


당심이든 명심(明心)이든 민심과 멀어지면 정권을 잃는다. 예외가 없다. 민심이 당심이고, 당심이 곧 명심이 돼야 민주당이 사는 길이다. 하지만 강성 지지층의 열망대로 폭주하는 요즘 민주당의 당심은 민심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좌우 어떤 진영이든 당심이 민심과 멀어지면 결국은 부메랑을 맞고 무너졌다. 어쩌면 지금이 이 대통령이 적절한 브레이크를 걸어 민주당의 균형추를 다시 세울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은 여러 번 빠졌던 늪에 또 빠졌다.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의 위기다.



원문보기 : https://www.chosun.com/opinion/specialist_column/2026/08/06/NPUHA4VIUVHYBD5VBRXQFNOW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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